Hell Yeah Pointer 7 Digimon/Burst Nova
어제의 공백은 또다른 내일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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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우는 들꽃

" 시끄러워서 설명이 안 들려. "

 

✦외관


또래보다 빠르게 자란 키에 똑똑한 아이의 상징인 안경과 일자 앞머리에 땋은 뒷머리, 뚱한 얼굴 생김새까지 ‘다가가기 어려운 야무진 아이의 완성’이다.
녹색 긴 머리는 뻣뻣한 직모지만 튼튼하고, 늘 땋아두어 엉키고 빠지는 일은 보이지 않는다. 오늘은 특별히 어머니의 손길이 닿아 두상에 딱 붙여 내린 뒤, 커다랗고 귀여운 솜방울로 마무리해 묶었다.
갈색 두툼한 스웨터 원피스는 무릎 바로 아래까지 내려가고, 검은 가디건에 목도리, 그 위로 예쁜 니트를 걸쳤다. 하얀 색 스타킹에 레그 워머는 없지만 털 달린 어그 부츠가 귀여움과 따스함을 전부 챙긴다.
이렇게 귀엽고 예쁜 아이니까 다들 우리 애에게 말 걸고 싶어서 안달일 거라고 신이 난 어머니를 바라보는 녹색 눈은 따분하고 의욕 없지만, 그 모든 걸 인내하고는 있었다.

 

@Picrew: https://picrew.me/search/creator?crid=26531


✦이름 /  야노 준코 Yano Junko


✦나이 / 만 12세, 071213

 

✦신장·체중 / 162cm·56kg

 

✦출신 / 일본 아이치현

 

✦성별 / 데미 걸

 

✦파트너 디지몬 / 새싹몬 - 버드몬 - 머슈몬


✦디지바이스



✦성격


Keyword : 혼자서 다 하는 / 직설적인 / 수용하는

개인적인 / 협동심이 부족한 / 붙임성 없는 / 마이웨이

담백한 / 깔끔한 / 뒤끝없는 / 화를 부르는

얌전한 / 말 잘 듣는 / 재미 없는 / 눈에 튀지 않는

 

‘커가면서 세상을 배운다, 학교에서는 국어와 수학보다 더 중요한 것, 바로 사람과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운다.’ 이런 말은 야노 준코에게 맞지 않았다. 아이는 도저히 사교성이라는 게 없었다.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에서 혼자 예외인 것처럼 굴었다. 친밀해지고 이야기를 털어놓고 즐거운 시간을 나누는 것에 어떤 욕심도 보이지 않고, 매체를 통해 세상을 알았고 그 이상의 관심이 없었다. 한 달 동안 옆자리에 앉은 친구와 오늘 온 전학생에 대해 아는 정보와 관심도가 똑같았다. 남에게 관심이 없으니, 남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는다. 뒤에서 무슨 말과 시선이 오가는지 걱정한다는 전제가 애초에 없으니 둔하다, 얼굴이 두껍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런 탓에 아이의 사회 생활 스킬은 초보나 다름없었다. 상황을 읽고 맥락에 맞추는 것에 약했다. 남을 배려하는 행동이나, 상황에 맞는 문화적·관습적인 행동 역시 당연히 못했다. 기다릴 줄은 알았지만, 기다린 끝에 하는 말은 가감없이 직설적이다. 괜히 시비 거는 성미는 아니니 (그만큼의 관심도, 열의도 없으니) 다른 의도 없다는 걸 알려면 알 수 있겠지만, 평범한 또래 집단에게 그런 화법이나 특성을 알아주기 바라는 것도 지나치다. 다른 아이들 보기에는 남의 기분을 배려 않는, 제멋대로인, 당혹스런, 그런 사람이 되겠다.

즉, 또래에게는 인기 0점의 아이인데 어른에게는 또 사정이 달랐다. 그래도 중상은 되는 점수를 얻는 비결은 간단했다. 말을 잘 듣는다. 얌전하다. 사고를 치지 않는다. 잘 이해하고 따라온다. 즉, ‘눈에 튀지 않는다.’ 점수를 잃지도 얻지도 않는다. 하라면 하고, 하지 말라고 하면 하지 않는다. 욕심내지도 떼 쓰지도 않는다. 손이 안 가는 아이, 모범생, 애답지 않은 아이. 이것이 바깥에서 보이는 야노 준코의 기본 형태이자 최종 형태였다.


✦기타


야노 준코 矢野 純子
1.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방 세 칸짜리, 생활 소음이 거의 없는 맨션 아파트 704호에 사는 튀지 않는 아이. 부모님의 금슬은 좋지만 형사인 아버지(헤이타, 平太, 36세) 와 순경인 어머니(사쿠라, 桜, 34세)의 직업 특성상 둘째 계획도 반려 동물도 없다.
2. 부모님이 없는 동안의 안전과 양육은 주변의 인연과 인정에 기대고 있다. 친한 이웃, 동료, 친척 어른 등등등. 그러다 재작년부터, 엄밀히 말하자면 2017년의 겨울 방학부터 도장과 학원을 다니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2년 가까이 몇몇 개의 학원과 교실, 도장을 다니며 최상위권 학생이 되었고, 합기도 유단자가 되었고, 주판과 서예를 할 줄 알며 미술과 바둑, 장기를 둘 줄 알고, 피아노를 연주한다.
3. 가진 복이라고 한다면 우선 공부머리가 있다. 빼어나게 똑똑하지 않지만, 배우는 걸 어려워 하지 않고 싫증내지 않는다. 책상 앞에서 잘 되지 않는 것을 붙잡고 있을 수 있다. 어쩌면 순종적인 기질의 발현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결과 우수한 성적을 자랑한다. 아직 초등학생이지만 똑똑한 아이는 어려서부터 키우는 거라고, 학교에서 명문 사립 학원 진학을 추천받았다. 부모님도 담임 교사도 최고 명문 학원이나 전원 기숙사제인 전통 있는 학원 팜플렛을 가져오기 바쁘다. 이렇게 신바람이 난 어른들 덕에 3학기가 끝나고 6학년으로 진급하는 것도 아직인데 입시 준비를 시작하게 됐다.
4. 두 번째로는 웃어른에게 쉽게 예쁨받는다는 것이다. 곧잘 듣는 칭찬이 ‘알 수록 진국이다.’ 처음에는 조숙한 태도에 어려워 하다가도 점점 바르고 착실한 아이라며 아끼곤 한다. 아끼게 되면 과자라도 몰래 하나 더 쥐여주고, 좋은 것 있으면 들려주고 알려준다. 그렇게 물질적인 것에서 비물질적인 것으로 이행해간다. ‘삶의 선배’가 알려주는 ‘삶의 지혜’를 얻는다. 작지만 쓰기에 따라 큰 무기가 되는 것들. 한두 단어로 이름 붙이기도 어려운 것들.
5. 진로에 대해서는 교사를 적고 있다. 추천을 받은 까닭이다. “여자아이는 교사를 하는 게 좋아, 안정적이고 똑똑하잖아. 결혼도 잘할 걸?” 나쁜 말은 아니고, 장점뿐이니 수용했다.

공백 神隠
1. 사실, 야노 준코의 시간표는 매우 여유로웠다. 큰 동그라미에 방학 생활 계획표를 그리세요, 라고 하면 옆에서는 학원이나 교회, 클럽 활동을 적었다. 야노 준코는 빈 공간을 너무 균등하게 자른 것처럼 보이지 않게, 얇게 했다가 두껍게 했다가, 완급을 조절하며 적당한 이름을 붙였다. ‘독서’ ‘운동’ ‘TV’ ‘목욕’…
2. 학기 중과 달리 방학이 되면 야노 준코는 친척 집으로 가게 되었다. 하루 종일 남의 손을 빌리기 어려운 까닭이다. 여름에는 기후현 세키가하라 청 시골에 있는 친가에, 겨울에는 나고야 시 먼 동쪽 외따로 떨어진 교외 가까운 외가에.
3. 그리고 모든 것의 시작은 3년 전의 여름이었다. 천재지변이 불어닥친, 유난히 더웠던 2017년 8월 1일, 야노 준코는 유령처럼 사라지고 말았던 것이다. 말 그대로 유령의 짓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경위였다. 여름 축제를 즐기다 할아버지 등에 업혀 돌아오던 길에 사라져버렸으니 말이다. 늦은 밤이 훤히 밝고 다시 까무룩 저물도록 찾지 못한 데다가, 그 24시간이 동안 온갖 자연재해까지 몰아닥치니 어른들에게는 큰 트라우마가 되고 말았다.
4. 24시간 뒤 야노 준코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듯 돌아와서 아무렇지도 않게 하루를 보냈지만 어른들의 사정은 달랐다. 사건을 직접 겪은 친가에서는 신이 잡아갈 아이라고 매번 신사와 부적을 챙기고 제사를 지낸다. 부모님은 안전 교육을 단단히 하고 호신 용품을 챙겨주고, GPS 기능을 탑재한 아이 보호 프로그램을 핸드폰에 깔아주고, 주변 이웃과 상점가에 더욱 깍듯해졌다. 그리고도 안심이 되지 않아, 시간별로 아이의 동선을 알 수 있고-기왕이면 그 시간 동안 스스로 지킬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학원과 도장에 보내기 시작한 것이다.
5. 이 모든 일에 대하여, 야노 준코는 ‘성가시다.’ 기억이 없어 모든 게 거짓말 같은데 그런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생활이 너무 많이 바뀌어버렸다. 뭐, 이제는 적응하긴 했지만 본래도 투철하던 안전 예방 지침이 더 강해진 건 역시 귀찮다. 어디에 가는지, 주소와 연락처, 시간과 용무는 무엇인지, 만나는 사람의 이름은 무엇인지 등등등등. 자연스레 아이는 나가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집에 틀어박히게 되었다. 굳이 그 수많은 절차를 지키지 않아도 시간을 보낼 방법은 많으니까.

가상현실 게임 Burst Nova
1. 그런 생활이 지속된지 어언 3년, 부모님은 생각할 시간과 여유를 되찾고 보니…
2. 처음에는 말 잘 듣고 똑똑한 아이니까, 새로운 규칙이 엄격해도 포기하는 걸 포기하고 금세 따라올 줄 알았다. 아니었다. 아무리 집에서 하는 놀이가 재밌어도 운동 신경도 좋으니 밖에 나가고 싶어할 줄 알았다. 아니었다. 어느 날 우연찮게, 방학에 아이가 나갈 일이 없으면 일주일도 집안에서만 지낼 수 있다는 걸 깨달은 부모님은 크게 충격받았다. ‘나가고 싶지 않아? 이렇게 날이 좋은데?!’ 
3. 어려서부터 활달하고, 뛰어 놀던 외향적인 두 사람에게 집순이란 이해가 되지 않는 성향이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규칙을 완화하는 건 불안한데, 아이의 사회 생활을 생각하면 이대로 있을 수만은 없다…! 시험 점수, 용돈을 걸고 갖은 수를 써보았지만 결과는 실패. 결국 소셜 게임을 사주며 제발 이렇게라도 사람과 교류하며 놀라고 비는 수준이 되었다. 그러니 가상현실 게임의 등장은 당연히 도외시 할 수 없는 뉴스였다.
4. 이것이 아이가 신사 참배, 액막이 제사가 아니라 B사에 견학을 오게 된 경위다. 가족에게 크게 사랑받는 아이의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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