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실의 증표
✦외관
고즈넉한 밤을 떠올리게 만드는 짙은 머리카락과 단정하고도 말쑥한 차림새. 양손을 정갈히도 모아쥔 채, 마주치거든 유순히 휘어지는 샛노란 맹금류의 눈에는 부드러운 인정이 가득하다.
짙은 먹빛의 머리카락은 어깨뼈를 넘어 허리춤에서 머물렀으며, 앞머리와 옆, 그리고 끄트머리를 일자로 잘라 가지런히 두었다. 머리카락 정돈에 평소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모양인지 결이 좋고 엉킴 없이 차분히 흘러내린다.
눈은 양쪽 모두 노란색을 띈다. 금빛이라 불리는 색 보다는 밤에 마주친 맹금류를 떠올리게 하는 샛노란 눈이다. 빛을 받으면 흉흉하기까지 보이는 것에 눈꼬리도 올라간 편이라서 약간 사납다 생각되기도 하는 눈이었지만, 얇은 눈썹이 항상 아래를 향하고, 입꼬리는 항상 올라가있어 무서운 인상은 아니다. 그에 작은 웃음과 함께 휘어지는 날이 더 많아서 더더욱이.
아직 앳되어 부드러운 볼살이 남아있는 얼굴은 발긋한 혈색이 돌았다. 눈에 띄는 곳에 남아있는 흉과 점은 없다.
흰 기모 목폴라, 위에 베이지색 더플코트, 발목이 보일 정도로 통이 넓은 검은 슬랙스에 흰 운동화. 꽤나 고급진 원단으로 이루어져있다.
✦이름 / 이가라시 세이신 Igarashi Seishinn
✦나이 / 만 11세, 080302
✦신장·체중 / 149cm·40kg
✦출신 / 일본 교토
✦성별 / 그레이젠더 남성
✦파트너 디지몬 / 도도몬 - 도리몬 - 돌몬
✦디지바이스
✦성격
Keyword : 남풍에 불어온 유순함 / 화단에 피어난 정갈함 / 안락에 머무른 섬세함
𝟭. 행동가지는 얌전했으며, 바르렀고, 하나의 사소한 행동 또한 꼿꼿했다. 정갈하기까지 하다. 연장자에게는 교과서에 적힌 대로 바르게 예의를 차릴 줄 알았으며, 또래 아이들에겐 상냥하였고, 어린 아이들에게는 다정하였다. 착실히 남들에게 존대를 사용하였고, 사적인 자리라도 남들에게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어린 아이 답지 않게 보기 좋은 모습만 따다 붙여놓은 것 같은 완벽한 성정. 그러한 아이답지 않은 완벽한 성격은 천성에 더불어 여태 받아온 애정에서부터 기반한다. 부드럽고 온순하여 어릴 적 부터 아이가 울며 떼 쓰는 일 하나 없었다는게 할머님의 자랑이었으니 천성은 물론이요, 매일이 어화둥둥 업혀 자라 말을 떼는 것을 빨랐을 지 언정 걸음을 딛는 것은 느렸던 유년기가 가족의 애정을 증명했다.
𝟮. 행동은 물론, 그뿐만이 아니라 감정 표현에서도 정갈하다는 표현이 어울리곤 했다. 무엇을 표해낸다기보다는 틀에 누르고 또 눌러 내가 지금 이렇다, 라는 감정을 전하곤 했다. 예를 들면, ‘그러니까, 저는 지금 서운함을 느끼고 있어요.’ … 따위로 전달하는 편이다. 이 기이하고도 간접적인 감정 표현의 전달 덕에 아이가 타인과의 의사소통에 서투른가 하는 의문을 품게 하기도 한다. 허나 아직 어린 나이인지라 단적인 행동에서 그 감정이 묻어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놀리거나 싫어하는 부분을 쿡쿡 찌르거든 금방 채 눌러담지 못한 감정이 튀어나오는 것을 쉬이 알 수 있다.
𝟯. 또한 마지막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더라도 직설적으로 말하지는 못하는 타입이다. 어쩌면 여태 자신이 직접 말하지 않더라도 하나부터 열까지 맞추어지던 환경에서 자랐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아이답지 않게 섬세하며, 자신의 불호를 직접 표현해야하는 상황에 어려움을 느낀다. 만약 불편함을 말하지 언정 칭찬이 우선, 그리고 권유가 이후, 그러고도 나아지지 않으면 그제야 자신의 기분을 아주, 무지, 엄청나게 짧게 첨언하는 편이다.
✦기타
𝟬. 이가라시 세이신 五十嵐 静真
2008년 3월 2일 생. 미나리아재비, 오팔화된 조개껍데기. RH+A. 오른손잡이.
만 11세, 초등학교 5학년. 교토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이다. 특유의 바른 성격은 물론이요, 선생님이 싫어하지 않는 얌전한 성격에, 성적 또한 좋게 유지 중이라 어른들에게 꽤나 예쁨 받는 편이다. 학우들과도 두루두루 나쁘지 않은 관계를 유지중이나 방과 후 따로 만나 놀 정도로 친한 학우들은 없는 듯 보인다.
𝟭. 교토 출신. 본가는 교토에서 대대로 이어져 명맥있는 전통 료칸을 운영 중이다. 시내에서 멀찍이 떨어져있어 자연 경관의 정취를 즐길 수 있도록 주변의 단풍나무가 즐비하고, 잘 가꾸어져있는 화단은 물론, 가이세키의 맛도 훌륭하고, 온천까지도 겸비하고 있어 꽤나 유명하다. 특유의 전통 향취와 고급화된 체계로 관광업이 많아지는 교토 숙박업계에서도 꽤 성황 중이다.
그러한 집안에서 아주 느즈막하게 겨우 얻은 외동 아들. 어머니와 아버지는 물론,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일가 친척 모두의 사랑 아래 자라났다. 과장 조금 보태어 어렸을 적엔 발이 땅에 닿을 일 없었으며, 조금 더 자라서는 제 대부분의 기억 중 가족이 빠질 일이 없었다.
현재 할아버지와 할머니, 어머니 아버지 모두 별탈 없이 건강히 료칸을 운영 중이시며, 그 외의 가족이라고는 새까만 고양이 한 마리가 있다. 지금 겨울인지라 털이 잔뜩 쪄 동그래져서는 빛이 잘 드는 화단에 늘어져 있는 자그마한 가족의 이름은 ‘까망’.
𝟮. 2020년 1월 1일, 본사의 방문도 가족과 함께 시작한 여행에서부터 시작한다. 아버지와 어머니, 할머님과 할아버님과 함께 본사 근처로 여행을 왔다가 우연히 권유받았다. 마침 어머니와 아버지는 료칸 직원 분들에게 오미야게를 배송하기 위해 자리를 비운 찰나였다.
가족 여행에 아이 혼자 견학이 왠말이냐 차라리 백화점에 가자는 할머님과, 좋은 경험이 되지 않겠느냐는 넉살 좋은 할아버님, 그리고 그 사이 어쩔 줄 모르는 세이신이 본사 앞에 서있길 잠시. 할아버님께서 딸기 모찌 한 박스와 함께 세이신에게 본사 견학을 허락했다. 그 근처의 카페에 가있겠다고 눈을 찡긋이셨던걸 보아선, 아마 백화점에 가서 할머님에게 시달리기 싫으셨던 모양이었다….
𝟯. 취미라고 이름 붙일 것은 없지만 까망이의 털을 빗겨주는 걸 좋아한다. 지금 입고 있는 더플코트에서도 떼어낸다고 떼어냈지만 남아있는 검은 고양이 털이 가득하다. 또 하나 꼽자면, 요리도 꽤나 잘 한다. 아버님이 만드는 가이세키를 몇 번 돕다가 들인 취미라고.
𝟰. 좋아하는 것은 가족, 따스한 차, 국, 생선 요리-날 것보다는 찐 것과 구운 것을 더 선호한다.-. 고즈넉한 가을의 밤. 싫어하는 것은 부끄럽지만 매운 것과 살아있는 갑각류 그리고 벌레.
𝟱. 붉은 술이 달린 귀걸이 하나를 가지고 있다. 귀를 뚫지 않아 그저 소지하고만 있는 것으로,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새해 선물로 할머니에게 받은 것이다. 부적과도 같은 소중한 것이지만 지금은 어째서인지 한 쪽 밖에 남아있지 않다. …그리고 본사에 들어오기 전 할아버지에게 받은 딸기 모찌 한 박스. 빗과 손수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