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의 끝자락
✦외관
어딘가 어설픈 모습. 외출하러 나온 것 같기도 하고 실내를 배회하는 것 같기도 하다. 여름에도 제 몸에도 어울리지 않는 가디건은 품이 넉넉하고 두툼한데 비해서 안의 천옷(환자복)은 얇고 몸은 말라 대비된다. 가디건의 물결, 천옷의 귀여운 패턴과 생기 없는 낯도 마찬가지로. 그나마 실내용 슬리퍼가 아닌 아껴두었던 운동화를 신고 나와 망정이었다.
버킷햇과 앞머리에 가려진 회안 위로 긴 속눈썹이 드리워 그늘을 한 겹 더한다. 피부는 창백하게 하얀데, 추위에 약함에도 말단조차 쉽게 붉어지지 않는다. 표정 역시도 단조롭다. 연푸른 천 마스크로 덮어 보이는 것도 적고 말이다. 유일하게 눈에 띄는 진한 것은 왼쪽 눈 밑의 눈물점 하나. (※ 삼백안, 하얗고 둥근 작은 동공)
보라빛 섞인 연푸른색의 머리는 양갈래로 묶은 것이 밑으로 점점 내려가 풀릴 듯 해진 커튼과 같이 힘없이 늘어져있다.
손에는 방수가 되는 매끈한 장갑을 끼고 있다. 목에는 마스크, 외에도 쉐이커 로켓 펜던트 목걸이를 하고 있다. 투명한 판 너머의 안에 반짝이는 작은 보석 한 개가 들어 잘그락 소리를 낸다. 투명해 하얗게 느껴지는 보석이다.
작은 크로스백 안에는 필요한 것을 챙겨 나왔으나 거의 남아있지 않다.
✦이름 / 와카츠기 마타에 Wakachugi Matae
✦나이 / 만 9세, 070802
✦신장·체중 / 130cm·18kg
✦출신 / 홋카이도 현
✦성별 / 젠더 플럭스
✦파트너 디지몬 / 하얀몬 - 문몬 - 루나몬 - 레키스몬 - 크레세몬
✦디지바이스
✦성격
Keyword : 메마른 열정 / 외면하는 다정 / 충동적 / 불순 / 강박적 / 변덕쟁이
#메마른 #열정 #충동적인 #불순한
유리창 너머의 세상이 궁금했다. 이는 마타에를 가로막는 동시에 보호하고 있었으므로, 차마 넘어가지 못한 채 경계에 남아있었다. 안은 겨울에도 여름에도 따뜻했다. 마타에가 어느 쪽인가 속했으면 괜찮았을까.
그 경계 너머를 헤매일 때 마타에는 혼란스러웠다. 이곳은 어느 쪽인지, 어디로 가야할지. 마음이 앞설 때도 몸이 앞설 때도 있어 도움도 됐으나 그보다는 숨고 도망가고 사고친 날이 많았다. 스스로도 갈피 잡지 못하다가도 어느 때에는 고의적으로 또는 자연스럽게 그랬다.
#외면하는 #다정 #고집스러운
마타에의 다정은 받은 사랑에서 온다. 사람에 대해 우호적이고 조력적이며 재는 게 없는 사고는 어릴 적부터 갖고 있었다. 다만 그렇게 생각하고 그래야 한다 알면서도 할 수 없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를 외면하고 부정하는 면이 생겼다. 때로는 다정을 받는 것조차 강하게 거부하기도 했다. 감당하기 어려운 일에 울지는 않았지만 때때로 멍하게 멈춰버렸다. 머릿속이 백지처럼 된 걸까 몸이 말을 듣지 않는 걸까, 아니면……
그럼에도 할 수만 있다면, 반드시 도우려 했다. 누가 되었건 간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던 말이다. 이도 마타에의 고집이었다.
#강박적 #변덕쟁이
애정, 우정, 응원, 냉소, 비난, …… 무엇을 받든 마타에의 머릿속은 시끄러웠다. 가족과 그랬듯이, 공백의 아이들과도 함께 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록 신경질적인 변덕이 늘었다. 자신의 ‘불순’을 견디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언제는 과하게 반응하는가 하면 아예 텅 빈, 아무것도 아닌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후자의 빈도가 늘어갔다. 차라리 고요한 편이 낫다고 생각했으니까.
기억이 섞이면서는 과거와 현재의 성격이 복잡하게 얽힌다.
…
어쩔 수 없잖아요.
완벽한 공백이 될 수 없다면, 남은 건.
✦기타
- 공백의 날 -
오랜 병원 생활에 지쳐가던 어느 날, 혼자 남은 입원실에서 전화를 받았다. 마타에는 ‘도와줘’라는 말이 두려우면서도 반가웠다. 그것은 마타에가 주저한 끝에 해온 말이자 더는 하지 않기로 한 말이면서, 듣고 싶어하는 말이었으니까. 그래서 도와주고 싶었다. 또한……. 급하게 나설 채비를 한 마타에는 “제가… 도울게요. 어디 있어요?”라는 대답과 함께 세계를 넘어가게 되었다.
- 출신 지역: 홋카이도 현의 아사히카와 시에서 왔다.
- 학교: 인근의 초등학교에 입학했으나 거의 다니지 못했다. 학교 이야기를 하면 부러워했다. 궁금해 할 때도 있고 듣기 싫어할 때도 있었다.
- 가족: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가족에게 사랑 받았음이 알 수 있다. 원장님, 이모, 삼촌, 언니(누나), 오빠(형) 등등 구성원 수가 많으며 화목하고 사이가 좋다. 이후의 본사 방문 견학도 마타에를 위해 온가족이 수소문 해서 기회를 잡아 주었을 만큼. 다만 마타에의 건강에 대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마타에보다 어린 아이들도 있는데 잘 알고 지내지는 못하고 있다. 가족에 대해 말하는 편이 아니지만, 어쩌다 말을 할 때는 이런저런 얘기를 해놓고는 그랬던 적 없는 것처럼 반쯤 잊어버렸다.
- 말투: 가벼운 존대 위주. 슴다체는 가끔 섞어 쓴다.
- 게임과 만화: 만화는 몇 장 팔락거렸지만 게임은 흥미를 가지려다가 만 상태로 디지털 월드로 넘어왔었다. 모험! 액션! 선과 정의, 의리 그리고 우정을 다루는 작품들. 취향의 싹이 이때부터 보이긴 했다.
- 까마귀: 굿즈, 스티커, 반짝거리는 것 등을 모은다. 특히 햇빛에 비춰보는 걸 좋아한다.
- 겨울 스포츠와 캠핑: 어릴 적에는 생각도 못하는 일이었다.
- 향: 종류를 잘 구분하지 못하며 무슨 향이든 강하면 좋아하지 않는다. 말은 안 해도 맡을 때 머리가 아픈 게 보인다. 그래도 좋아하는 향이라면 겨울의 찬 공기 냄새가 있다.
- 식습관: 식사류 위주. 편식하고 싶은 게 분명히 있지만 가려 먹지는 않는다. 잘 먹지 못할 뿐이다. 딱딱하고 오래 씹어야 하거나 향이 강한 것, 매운 것 등은 꺼린다. 간식은 참고 아껴 먹는 편이었으나 병실에서 나온 후로는 자꾸 먹고 아프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 장래희망: 하나라도 고를 수 있다면 그때 하겠다며 미뤄뒀다.
- 건강: 환자복을 입고 넘어갔으니 숨기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아니라거나 신경쓰지 말라거나 잡아떼려고 들었다만. 면역 계통의 질환으로 합병증과 후유증을 달고 산다. (특정 질병의 대상화 방지 및 잘못된 고증 예방 차원에서 정확한 종류는 정하지 않았다. 참고로 전염성은 없다.) 해결할 수 있는 약과 물품도 말이다. 특히 호흡기 계통의 문제가 심한 편이다. 이 당시에는 살도 근육도 많이 빠져서 초반에는 조금만 걸어도 금방 힘이 빠졌고 심장에 무리가 갔다.